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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기자의 여기는 도쿄]'승리를 기원한다' 실력만큼이나 화려한 선수들의 문신

2020 도쿄올림픽 다이빙 종목에 출전한 우하람은 오른쪽 어깨에 오륜기 문신을 새겼다. 입수하는 순간에도 시선을 끄는 그의 문신은 마치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는 듯하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5관왕에 오른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의 몸에는 독수리, 곰, 악어 등 3마리의 동물이 그려져 있다. 어깨에 자리한 미국의 국조 독수리는 집중과 용기를 상징한다. 실력만큼이나 화려한 수영 선수들의 문신을 모아봤다. 도쿄=장진영 기자,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1.08.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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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여기는 도쿄] 오늘이 개막인데, 올림픽 맞나?

일본 도쿄에 온 지 12일째. 드디어 오늘이 개회식이다. 그런데 여기가 올림픽이 열리는 곳이 맞나 싶다.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도쿄의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아리아케 체조경기장 등을 찾았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차창 밖을 보면, 올림픽 광고나 공식 배너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시부야 스크램블에서 BTS(방탄소년단) 앨범 홍보차량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올림픽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던 건, 지난 21일 올림픽 스타디움에 갔을 때였다. 이날 일본 공군자위대 블루임펄스가 ‘곡예비행’ 예행연습을 했다. 전투기 5대가 상공에서 오륜기를 그렸다. 도쿄 시민들이 카메라에 이 모습을 담았다. 그게 전부였다. 올림픽 열기는 온데간데없다. ‘찜통더위’가 더 뜨겁다. 체감 온도는 섭씨 40도에 달한다. 일본 시민들 일부는 더위 탓인지 ‘노마스크’로 거리를 걷는다. 현재 일본은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다. 모든 매장은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한다. 술은 아예 팔 수 없다. 어기면 300만원 미만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주점도 꽤 있다. 아카사카, 신주쿠, 시부야 등의 거리에는 술 마시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반면 선수단과 해외 취재진에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요구한다. 현재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경기장, 메인 프레스센터(MPC), 선수촌뿐이다. 나흘간의 자가 격리가 끝났지만, 입국 후 14일 동안 활동은 제한된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다. 후배 기자는 한국축구대표팀 취재를 위해 왕복 택시비 7만엔(73만원)을 지불했다. 도쿄에서 가시마까지 편도 택시비만 3만4820엔(35만원)이다. TM(호텔~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이 있지만, 좌석과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다. 결국 ‘TCT(조직위원회과 제휴한 택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조직위에서 TCT 1만엔짜리 무료 쿠폰 14장을 주지만, 이걸 다 쓰고 나면 자비 부담이다. 경기장 취재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1m 이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사진 기자들의 입장은 특히 제한된다. 조직위는 “공식 통신사, 현지 매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많이 기여한 매체 순으로 입장을 허가하겠다”고 했다. 자국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지만, 하루하루 피 말리는 티켓팅을 해야 한다. ‘편의점 15분 이용 제한’도 그대로다. 방역 수칙을 어기는 기자를 잡기 위한 파파라치가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죽했으면 ‘해외 기자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거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선수들은 상대 선수보다 바이러스와 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막하기도 전에 여러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21일 여자사격 스키트 세계 랭킹 1위 앰버 힐(24·영국)은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26일이 경기인데, 출국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상태지만 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격리돼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힐은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 지난 5년간 훈련하고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양성이 나왔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세계 1위도 코로나19에 졌다. 지난 5년간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노력했을 텐데…. 러시아의 수영 천재 일리야 보로딘(18)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훈련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미국 테니스 코리 고프(17)도 확진돼 꿈을 접었다. 이밖에 칠레 태권도 페르난다 아기레, 호주 테니스 알렉스 드미노어 등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올림픽을 TV로 봐야 한다. 올림픽 선수촌에서도 선수와 관계자 등의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후를 기준으로 대회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87명에 달한다. 개막 후에도 이런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은 실력보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행운’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주제는 ‘감동으로 하나 되다(United by Emotion)’다. 격리와 거리 두기가 중요한 이때, 올림픽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2021.07.2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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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여기는 도쿄] 39.4도, 무더위와 전쟁하는 태극 궁사

섭씨 39.4도. 한국 양궁 대표팀이 적응 훈련을 시작한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은 정말 뜨거웠다. 열화상 카메라에는 더울수록 빨간색이 진하게 보이는데,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는 지점이 태양처럼 붉었다. 20일 도쿄 예상 기온은 최고 33도. 체감 온도는 38도 정도였다. 순간적으로는 40도 가까이 나왔다.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다. 햇살이 정수리에 직각으로 꽂히는 느낌이다. 셔터를 누르는 손에는 소금기가 묻어 나오는 것 같았다. 물로 계속 씻어내야 했다. 여자대표팀 안산(20)은 머리 위에 얼음 주머니를 올리기도 했다. 매립지에 세워진 유메노시마 양궁장은 도쿄만(灣) 바로 옆에 있다. 보통 바닷가 옆에 있으면 해풍이 불어 습도가 높다. 그런데 이곳의 바닷바람은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좌우로 부는 바람도 생각보다는 약한 편이었다. 해안가 특유의 습한 느낌이 피부에 와 닿는 정도였다. 물론 오전이라서, 아니면 이날만 그럴 수도 있다. 남자대표팀 오진혁은 “2년 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프레 올림픽 때보다 바람이 좀 더 분다. 그래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바람이다. 바람이 없다면 더 고득점을 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순 총감독도 스탠드에 올라가 바람을 세심하게 살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5월, 도쿄만과 유사한 환경이라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특별 훈련을 했다. 도쿄 양궁장과 비슷한 풍향과 햇빛, 안개 속에서 훈련했다. 직접 와보니 바닷바람보다 무더위가 더 큰 변수 같아 보였다. 그래도 양궁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최종병기 활’ 아니던가.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일이 ‘한국 양궁 걱정’이다. 여자대표팀 강채영(25)과 장민희(22)는 계속해서 “꺄르르~ 꺄르르~” 웃었다. 얼굴에 선크림을 바를 때부터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촬영 요청도 즐겁게 받아줬다. 강채영은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V’ 표시도 했다. 대표팀은 전날 도착했는데도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다들 자신감이 충만한 것 같다. 여자대표팀 안산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는 심박수 측정 때 가장 변화가 없는 강심장이라고 한다. 맏형 오진혁(40)은 유난히 오랫동안 활시위를 당겼다. 미러 선글라스를 쓰고 계속해서 연습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예선 경기장에서 훈련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까만판에 쏘고, 이후 거리가 꽤 있는 과녁판을 정조준했다. 지난 19일 AP통신은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10개을 딸 거로 예상했다. 그중 양궁에서 4개가 쏟아진다고 전망했다. 남녀 단체전과 혼성전, 여자 개인전(강채영)의 ‘금빛 활시위’를 점쳤다. 남자 개인전에서만 브래디 앨리슨(미국)이 김우진을 2위로 밀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의 예측이 틀릴지도 모른다. 한국 양궁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그게 성공한다면 금메달 5개다. 양궁은 23일 랭킹라운드를 시작한다. 24일에는 도쿄올림픽에 신설된 혼성 단체전 금메달이 결정된다. 도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2021.07.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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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여기는 도쿄]편의점 15분은 되고 16분은 안 돼?

도쿄올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온 지 나흘째다. 입국일(11일)을 ‘0일’로 간주하고, 총 나흘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내 숙소는 도쿄 분쿄의 오카노미즈 에키 키타 호텔. 싱글 침대 1개와 작은 책상이 놓인 11㎡(3.3평) 규모다. 짐을 놓으면 화장실 가는 길목만 간신히 확보될 만큼 좁다. 혼자서 스트레칭을 해봤지만, 답답함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같은 호텔에서 묵는 동료 기자는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창문을 열어도 옆 건물 벽만 보인다. 그래도 올림픽 취재를 위해 ‘슬기로운 도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14일 밤까지 취재를 목적으로 한 외출은 불가였다. 일본에서만 코로나19 검사를 네 번이나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한 번, 숙소에서는 세 번 ‘셀프’로 했다. 앞서 출국 96시간 전에 한국에서 두 번 검사했으니, 일주일 새 여섯 번이나 검사를 받았다. ‘도쿄올림픽’이 아니라 ‘생존 올림픽’ 같다. 눈 뜨자마자 건강관리 앱 ‘오차(OCHA)’를 켜고 체온과 건강 상태를 입력한다. 이후 호텔에서 수령한 자가 진단 키트를 활용해 코로나19 자가 검사를 한다. 방식은 침을 검체로 이용하는 ‘타액 PCR(유전자증폭) 검사’다. 작은 플라스틱 시험관에 침을 1.5mL 이상 모아야 한다. 검사 30분 전에는 양치질이나 흡연을 금지한다. 식사는 물론 커피를 마시는 것도 안 된다. 이후 식별용 바코드를 부착해 경기장, 훈련장, 메인프레스센터 등 지정된 장소에 가서 직접 접수해야 한다. 다만 자가 격리 기간에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직원이 진단 키트를 수거하러 호텔로 온다. 사실 입국 첫날 키트만 받았을 뿐 제출 방법을 전달받지 못했다. 자정이 넘어서야 조직위원회로부터 ‘수거하러 호텔로 가겠다’는 이메일이 왔다. 기자가 호텔 로비로 내려가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직원은 수량이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키트만 받아 들고 호텔을 떠났다. 더 황당한 일은 그 다음날 벌어졌다. ‘같은 호텔에 한국 취재진 4명이 머물고 있는데, 3명의 정보만 입력됐다’며 나머지 1명의 신원을 문의해왔다. 결국 우리 취재진이 명단을 정리해서 직원에게 전달했다. 다음날 인원 체크 명단에는 기자 한 명의 영문 이름이 틀리게 표기돼 있었다. 격리 기간 중 유일하게 허용된 자유는 ‘편의점 15분 방문’이다. 편의점에 가려면 로비에 상주하는 검역 보안요원에게 외출 사실을 알리고 수기로 방 번호와 시간을 적는다. 호텔을 나설 땐 스마트폰 GPS를 반드시 켜야 한다. 검역보안 요원은 24시간 4명이 교대로 상주한다. 편의점 방문 시간이 15분을 넘을 경우 곧바로 조직위원회에 신고한다. 1차는 경고, 2차는 취재 카드를 반납하는 조치가 내려진다. 한 번은 시간이 늦어져 편의점에서 뛰어온 적도 있다. 예능 ‘런닝맨’ 미션처럼 간신히 세이프했다. 우리나라 배달앱과 비슷한 ‘우버이츠’를 통해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곳곳에 방역의 허점이 있다. 취재진 숙소에 일반 투숙객도 머물고 있다. GPS 정보를 바꾸는 앱도 있다고 한다. 여러 생각 끝에 이런 의문도 들었다. ‘편의점에 다녀오기까지 15분은 안전하고, 16분부터는 위험한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2021.07.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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